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인게임 플레이에 대해서는 트위터 타래(https://twitter.com/Typemoonian/status/1424392055673950217?s=19)에서 쓴 바 있으니 이 감상글은 시나리오 중심. 페그오 2부6장 요정원탁영역 아발론 르 페이가 어떤 위치에 있고, 뭐 하는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을 사람이면 아마도 다 알고...
교회에 다니는 하선은 교회동생 예은과 함께 동성애 반대 시위에 참여한다. 경찰로 막힌 길 너머에는 퀴어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열심히 동성애 반대 구호를 외치던 하선은, 퀴어 퍼레이드에서 행진중인 고등학교 동창, 민주와 마주치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게 되는데.... 1만8천자 가량의 종교 이야기입니다. 본문은 무료입니다. ...
10. 창밖에서 맑은 햇빛이 비쳐 들어오는 날이었다. 날씨도 이불 속에서만 있어야 할 만큼 차갑지도 않았고, 몸이 아픈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푹신한 이불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아치볼드 백작이 죽고, 디올과 지나에게 저주가 걸리고 나서 며칠 뒤의 기억이었다. 사실은 그 날뿐만이 아니라, 그 전부터 며칠 동안 나는 방...
9. 깜빡거리는 마력등에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 길게 선이 그어져 있는 서류가 보였다. 졸았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최근에 제대로 쉬질 못했으니, 조는 것도 당연하겠지. "으으...."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무실의 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정이 가지 않았다. 어두운 조명, 난로로는 데워지지 않는 공기, 삐걱거리는 차가운 책상과 딱딱한 의자. 이...
8. 아네트 선생님의 연구실은 도서관 같은 곳이었다. 아담한 크기의 방의 벽은 책장으로 채워져 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지다 못해 이중으로 꽂혀 있었다. 선생님은 그 중간에 놓인, 마찬가지로 책들이 쌓여있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들고 온 책 한 더미를 그 책상 위에 놓았다. 쿵, 소리가 나고,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어...
7. "그래, 감각이야말로 최초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어." 언제였던가, 아네트 선생님이 내게 가르쳐준 것이었다. "인간은 감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해. 감각을 통해 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지. 따라서 세계의 형태는 인간들의 감각을 통해 규정된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어머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교사를 붙여 마법을 배우게 했다. 아네트 선생님은 ...
6. 집무실의 문을 밀어 열었다. 문이 벽에 부딪쳐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책상에 앉아있던 어머니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난로도 켜지지 않은 집무실의 공기는 차가웠고, 업무용 책상 위의 마력등 말고는 조명이 없어 어두웠다. 나는 그 안으로 걸어들어가,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부른 기억은 없는데, 무슨 일이지?" 그녀는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
5. 그 단검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손잡이에는 뱀의 비늘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나선형으로 반 바퀴 정도 휘어있는 날의 중심에는 구멍이 있었다. 내부는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저 내부에 독이나 마나를 담아 적을 찌르는 용도일 것이다. 그렇게 아름답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실용적인 모양새는 묘하게 마음을 이끄는 점이 있었다. ...
4. 하늘은 잿빛으로 어둡고 공기는 차갑다. 윈터헬름 성의 두터운 돌벽조차 날카로운 바람 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오늘은 유독 궂은 날이었다. 도서관에 가기도 힘든 날씨라 그저 이불 속에 콕 틀어박혀 있던 나는 문득 갑갑해져서 응접실로 갔다. 응접실에는 따뜻한 난로가 있었다. 그 옆에 있다면 책이라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응...
3. "──하여간 악독한 여자라니깐. 아무리 권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그런 병을...."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엉망진창으로 뒤섞인 채 밀려들어오는 목소리의 홍수. 그 한마디만이 선명하게 의식에 내리꽂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윈터헬름 성의 차가운 홀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뿐이다. 개인들의 얼굴은...
2. 해가 지고 있었지만 회색빛의 하늘에는 노을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먹먹한 구름만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고, 매서운 눈발과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자꾸 때렸다. 그 한가운데서, 지나는 짐가방을 손에 들고 서 있었다. "언니, 왔구나." 몸이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다. 하지만 지나의 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 지나." ...
1. 마차 안에서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을 보던 나는 문득, 공기가 더워지는 것을 느끼고 입고 있던 코트를 벗었다. 그게 나의 그 날에 대한 첫 기억이었다. 난로 앞이 아닌 곳에서 외투를 벗는 것은 처음이라 그 행위 자체를 매우 어색하게 여겼던 기억이 남아 있다. 제국의 북부에 위치한 아르디노 공국은 일년의 절반 정도는 차가운 눈보라가 치는 곳이었다. 땅의 ...
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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